도시인의 삶은 무가치한것을 위해서 가치있는 것을 버리는 것인지도

Posted by happydaniel70
2016. 3. 3. 01:16 일상이야기/오늘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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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세요. 하루 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봄 방학이 끝나고 새학기를 시작 하는 첫날 입니다. 오랜만에 학교를 가는 데다가 새학기 첫날 이다 보니까 아이들도 그렇지만 아직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 인지라 학교갈 준비를 해 주느라고 어제 부터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도착할 때 까지만 해도 새학기가 시작 되는 첫날 이라는 생각 밖에는 못했는데 학교에 도착 하고 보니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부모님 들이 꼬맹이들의 손을 잡고 오시는 모습에서 오늘이 입학식이 있겠구나를 처음 느꼈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 일이 아니다 보니까 무관심 했었는데 문득 오늘 입학식을 준비 하는 부모님들을 보고 나니까 두 아이들의 입학식이 생각 납니다. 그 중에서도 가슴 아픈 것이 큰 아이의 입학식 입니다. 부모가 되어서 난생 처음으로 아이를 학교에 처음 입학시키는 첫 입학식인데도 불구하고 저희 두 부모는 아이의 입학식에 참석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둘째 아이 부터는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직업을 가지게 되어서 천만 다행으로 입학식은 물론이고 이제 2학년에 올라 가지만 아직 까지도 등교 때나 하교때 늘상 아이를 데리러 우리 두 부부가 함께 하고 있기도 하고 특별히 바쁜 일정이 없는 날이면 둘중 한 사람은 오후 내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첫 아이의 입학식이 있던 날에는 사정이 그렇치 못해서 저희 두 부부는 입학식에 참석을 못하고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참석을 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가까운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때가 되면 저희 부부를 만나서 귀가 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기는 한데 상대적으로 그때 보다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제법 많이 흘렀는데도 입학식 날이 되어서 초등학교 입학식 광경을 보고 또 처음 아이를 입학 시키면서 당황해 하시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우연히 라도 보게 되느 날에는 문득 그때 그 시절이 떠올라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마음이 아파 옵니다.






그런데 마침 오늘 저녁 뉴스에 할마, 할빠 시대 라는 말이 나로더군요. 맞벌이로 바쁜 엄마 아빠를 대신해서 할머니 할아버지 들이 엄마 아빠 역할을 대신하는 할마, 할빠의 시대라는 것이 뉴스의 설명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초등학교나 유치원의 입학식 풍경 마저 예전하고는 많이 다르게 변화 시켜 놓고 있다는 씁쓸한 멘트로 뉴스를 마무리 하고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희 세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당시에도 저희 부모님들 또한 바빴습니다. 그리고, 저희 세대도 바쁘고 어쩌면 우리 아이들 세대도 바쁘게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저희 부모님 세대가 바쁜 것과 저희 세대가 바쁜 것은 질적으로 차이가 많이 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에서는 그래도 희망과 목표가 있는 세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당시에 많은 부모님 들이 그러셨겠지만 저희 부모님 역시 내집마련과 자녀들 교육이 일생의 목표 이셨던 분들인데 그래도 그렇게 바쁘고 그렇게 힘들게 세월을 견뎌 내신 보람으로 결혼 10년만에 내집 마렴도 하시고 저희 남매들을 남 부럽지 않게 교육을 시켜 놓으셨으니 그만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아오신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희 세대는 부모님 세대 보다도 훨씬 더 바쁘게 사는것 같은데 목표도 희망도 없는 시절이 되어 버린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맞벌이 가정에서 내집마련은 꿈도 못꿀 지경이고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도 어마 어마한 사교육비 때문에 남들 처럼 부족함 없이 교육을 시킨다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어찌 보면 지금 세대의 맞벌이 부부들이 바쁜것은 생존을 위한 바쁨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여기에서 오늘은 문득 도시인의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가치 한것을 위해서 가치있는 것들의 희생을 강요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을 잠깐 해 봅니다. 


오늘은 조금은 이른 시간에 일정을 모두 취소 하고 집에 귀가를 하니 새학시 첫날 학교를 다녀온 아이들이 뭐가 그리 신나는지 쫒아 다니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쫑알 쫑알 쫑알 거립니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저녁상을 물리시고 나자 새로 배운 춤이 있다며 둘째 녀석이 빅뱅의 환타스틱 베이비 노래를 틀어 놓고 한 바탕 신명나게 댄스를 선보입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능청맞으면서도 귀여운지 할아버지 할머니는 물론이고 우리 두 부부도 박수를 치면서 집안이 떠나갈 정도로 박장 대소를 합니다. 심지어 할아버지는 너무 웃으셔서 눈물을 다 훔치기 까지 하십니다.


지금은 두 녀석이 전부 쌔근 쌔근 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두 아이가 잠든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소중한 감정들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을 희생 하면서 돈을 벌려고 뛰어 다니던 시간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더 바쁜 삶을 강요하고 가치있는 것들의 희생을 강요 하는 도시인의 삶이 얼마나 더 영위 해야할 가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 입니다.


도시인의 삶을 버렸을 때 얻을 수 있는 삶의 모습에 대해서 이제 정말 심각하게 고민 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너무나 오랜기간 동안 도시인으로 살아 왔었기 때문에 도시 생태계에 너무나 익숙해 있어서 이 도시를 떠난다는 것이 혹은 이 도시에 있다고 하더라도 도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포기 한다는 것이 싶지 만은 않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더 가치있는 삶의 모습을 추구할 수 있는 가치관은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는 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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