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Posted by happydaniel70
2016. 4. 4. 13:42 일상이야기/오늘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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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낯의 햇살이 따사로움을 넘어서 따갑게 느껴 지는 오후 입니다. 요즘 같은 때에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운전을 하게 되면 맞은편 으로 들어 어는 따가운 직사광선이 여간 고통 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참 간사해서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아침 저텩으로 쌀쌀한 날씨에 '추워~, 추워' 를 연발 하면서 얼른 봄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이제는 차창 유리를 통해서 들어 오는 햇살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일찍 거래처에 볼일이 있어서 새벽 같이 움직였다가 사무실로 복귀 하는 중에 유난히 따가워진 햇살에 조금은 놀라 기도 하고 조금은 불평을 털어 놓으면서 한편으로 이제 정말 봄이 왔구나 하면서 새삼 계절이 변화 되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하루를 시작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맛있게 하고 책상에 앉아 있으니 눈이 가물 가물 한것이 춘곤증이 시작 되려나 봅니다. 몰려 오는 졸음을 이기려고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면서 가볍게 들판을 산책 하고 있으니까 문득 옛 생각이 나네요..


봄이 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는 한데 어떤 사람은 거리를 수 놓은 형형 색색의 옷차림에서 봄이 온것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저 처럼 이렇게 식사를 하고 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나른해지고 무기력 해 지는 춘곤증을 통해서 봄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생각 나는 것이 계절 마다 계절이 다가오는 '소리' 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봄에는 봄을 상징 하는 소리들이 있고 여름에는 여름을 알리는 소리가 있고 가을이 되면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리가 있고 겨울에는 겨울 나름의 동장군 소리가 있는 듯 합니다. 지금은 바쁘고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많은 소리들이 사라져 갔지만 문득 어린 시절 느끼던 봄을 알리는 소리들이 그리워 지기도 합니다.






돌돌돌 시냇물 흐르는 소리

어린시절 학교를 가려고 하면 특별히 산이 있고 물이 있고 논이며 밭이 있는 시골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길가에서는 봄이 되면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돌돌돌 물 흐르는 소리 입니다. 겨우내 내린 눈이 채 녹지 않다가 봄이 오니까 녹아 내리면서 시냇가를 따라 혹은 길옆 도랑을 따라 흐르며 얼음을 녹이는 소리.. 돌돌돌.. 기억 나시나요? 이 소리를 들으며 길을 걷고 있으면 그 소리가 그렇게 예쁘게 들리면서 아 이제 봄이 왔나 보다 하고 느끼게 된답니다.






짹짹짹 아침에 들리는 참새 소리

저는 개인적으로 아침에 들리는 참새 소리가 특히 봄에는 더 많이 들리는 착각을 하고 살아 가고 있습니다..^^; 참새는 분명히 겨울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변함없이 우리 주변에 있었을 텐데 봄이 되면 일찍 일어 나는 햇님 덕분에 아직 잠이 덜깬 머리 맡에 눈부시게 비추는 햇살과 함께 들려오던 참새들의 재잘 거리는 소리들.. 이 소리와 햇살이 어우러 져서 또 하나의 봄을 연주 하고 있네요,,,






골목 골목 아이들 떠드는 소리

오후가 되면 골목 골목 마다 아이들이 마구 뛰어 다니며 떠들어 대는 소리가 울려 퍼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겨울철에는 추우니까 밖에 못 돌아 다니다가 봄 햇살이 퍼지는 오후가 되면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동네 동네 골목 골목 마다 아이들 떠드는 소리에 동네가 떠나갈듯 하고는 했었습니다. 


지금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학원이며 과외며 바쁜 데다가 어쩌다 시간이 나도 스마트폰에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고 나올 생각도 안하고 동네에 나와도 어디 마땅히 뛰어놀만한 곳이 없어서 거의 사라진 소리 이기는 하지만 예전에는 이 소리들이 동네를 활기차게 해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참이요~ 막걸리 한 사발 하세요~

저도 이런 소리는 많이 들어 보지는 못했지만 어린 시절에 시골 외할머니 댁에 가면 흔하게 들을 수 있던 소리 였습니다. 봄이 되면 모내기를 하시는데 온 동네가 품앗이로 돌아 가면서 한단 내내 모내기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봄 방학이 되면 일손을 도우러 가시는 부모님을 따라 모내기에 따라 다녔는데 이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할머니 들이 커다란 광주리를 머리에 이시고 새참 드시라고 소리 지르시는 모습 입니다. 게다가 이때 먹은 새참은 그야말로 기가 막힙니다. 


이 모습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한듯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새참 먹는 모습은 사라지고 새참도 전부 식당에서 배달을 시키는 모습으로 바뀌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그때 먹었던 배추국의 맛을 잊을 수가 없는데 이제 더 이상 이런 모습을 다시 보기는 힘들겠죠?






엿 사세요~ 뻥이요~ 뻔~데기~

날씨가 풀리고 나면 동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재미있는 장면 중의 하나가 엿장수, 뻥튀기 장수, 뻔데기 장수 들의 모습 입니다. 작은 시골 동네에서 엿 사세요~ 호박엿이요~ 이렇게 한 바퀴만 돌고 나면 온 동네 아이들이 구름처럼 몰려 와서 구경을 하고 엄마 치마폭을 잡고 졸라서 결국에는 호박엿 한 조각 얻어 먹고 했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이때는 돈이 귀해서 현찰을 내고 사먹는 경우는 거의 없던 터라 대부분 고철이며 빈병을 주고 엿을 바꾸어 먹었는데 어린 마음에 원래 엿은 돈주고는 못 사먹는 것인줄 알고 지냈습니다. 그래서 제법 머리가 커서 엿장수가 동네에 들어 왔을때 백원을 주고 옆집 친구에게 빈병을 사서 엿을 바꾸어 먹었던 웃지못할 일도 있었 답니다.


분명 엿장수 하시는 분들이 봄에만 돌아 다니시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한 겨울 추울때는 안 보이시다가 날이 풀려서 따뜻해 지면 나타나시니 이또한 봄을 알리는 정겨운, 게다가 심장이 마구 마구 뛰는 심쿵 하는 봄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삐이~ 삐이~ 버들 피리 소리

봄 방학이 끝나고 제법 날이 요즘 처럼 더워 지려고 하면 당시 아이들은 마땅히 가지고 놀 장난감이 없어서 버드 나무 잎을 따서 피리를 만들어 불고는 했습니다. 버들 가지를 잘라내서 한쪽의 껍질을 벗겨 내고 요령껏 불면 삐이~ 삐이 하면서 제법 그럴듯한 소리를 내고는 했는데 이것도 재주가 있는 친구는 잘 만들고 재주가 없는 친구는 영 소리가 안 나고 했었습니다.


게다가 버들 피리는 줄기의 길이에 따라서 소리가 전부 달라서 그런것을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제각각 만드는 피리는 주인 마다 전부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내는 피리 였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재주가 없어서 매번 피리 만드는 것을 실패 했었는데 다행히 주변에 잘 만드는 친구들이 언제나 제것을 함께 만들어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요? 아지랭이 피어 오르는 들판을 산책 하다 보니 그 옛날 어린시절 봄을 알리는 이런 소리들이 울려 퍼지는 그 동네가 그립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동네를 다시 만들기 쉽지 않겠죠? 그 때 보다 그리 더 행복하지도 않은데 뭘 그리 힘들게 일하면서 그런 동네는 다 없애 버리고 이렇게 삭막한 아파트 단지만 만들어 놨는지 모를 일입니다.


지금 당장 이라도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는 그런 동네가 있다면 이사 가고 싶은 심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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