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것에 대한 단상

Posted by happydaniel70
2016. 10. 26. 12:20 일상이야기/오늘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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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글을 잘 쓴다는 것 또한 능력인 시대가 되고 있는듯 합니다.

비록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글을 쓰는 능력은 여기 저기서 나의 능력을 보여 주는 필수 덕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가 그렇고 대학에서 늘상 제출하는 레포트가 또한 그렇습니다.

회사에서는 PT 라고 알려진 글쓰기가 그렇고 학생 들에게는 논술이라고 알려진 글쓰기가 또한 그렇습니다.




저 역시 이런 저런 이유로 늘상 글을 씁니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나 자신이 보기위한 글을 쓰기도 합니다.


글을 쓴다고 하는것, 그것은 어쩌면 내 인생에 꽤나 깊숙히도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글을 쓴다는 것이 우리 일상에 점점 더 강력한 힘을 발휘 하고 있지만

정작 나 자신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그리 익숙하지도 않고 더더군다나 능숙해지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고백입니다.

온전하게 발가벗고 서는 행위 입니다.


비단 일기만 그렇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블로그가 되었든, 트위터가 되었든, 페이스북이 되었든

어디에 어떤 형식으로 글을 쓰더라도 그것은 곳 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떨때는 애써 나를 감춘 글을 쓰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대중들에게 묻혀서 눈에 띄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유명 자소서의 양식을 빌어쓴 글이 그렇고

정형화된 FM 스러운 레포트의 글쓰기 또한 그렇습니다.


어떨때는 흡사 토사물 같기도 하고 배설물 같기도 합니다.

연인과 헤어진날 술에 취한채로 SNS 에 올려 놓은 글들이 그렇고

애쓰고 애쓰던 일이 실패로 끝난 다음 조용히 노트 한 구석에 눈물 흘리며 적어 놓는 글들이 그렇습니다.





때로는 글을 쓰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내몸에 새기는 문신처럼

글을 쓴다는 것은 때로는 나를 구속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를 보여주는 행위 입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아무리 다른 사람과 일치 시키려 코스프레를 해도

결국 나의 글은 어느 순간 어느 장소에서건 나의 글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때는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또 한때는 가슴속에서 터져 오르는 감정들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답답해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글을 씁니다.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다만, 글을 쓴다는 것이 나를 드러내는 행위라는 것을 잘 모르고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알고 나니 더욱 부끄럽고 알고나니 더욱 두렵습니다.


그러나, 이제 글을 씁니다.

좋은 글, 나쁜 글이란 존재 하지 않는듯 합니다.


그저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가 존재 하는 듯 합니다.

따라서, 좋은 나도 없고 나쁜 나도 없습니다. 그저 '나' 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다양한 방식으로 또 글을 씁니다.

세월이 흘러서 예전의 나를 만난다는것은 때로는 부끄러움 이지만 

때로는 그지 없는 반가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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